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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스타트업 최후의 날?…‘개인 챗봇’ 거래 시장 열렸다

도호아빠 2023. 11. 26.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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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mk.co.kr/economy/view/2023/888437

 

AI 스타트업 최후의 날?…‘개인 챗봇’ 거래 시장 열렸다 [스페셜리포트]

2022년 11월 ‘인공지능(AI)’ 열풍을 일으킨 생성형 AI 챗봇 ‘챗GPT’가 공개됐다. 이름도 생소한 오픈AI라는 기업의 작품. 샘 알트만(Sam Altman) 오픈AI 창업자는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오픈AI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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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스타트업 최후의 날?…‘개인 챗봇’ 거래 시장 열렸다

 

2022년 11월 ‘인공지능(AI)’ 열풍을 일으킨 생성형 AI 챗봇 ‘챗GPT’가 공개됐다. 이름도 생소한 오픈AI라는 기업의 작품. 샘 알트만(Sam Altman) 오픈AI 창업자는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오픈AI는 구글 같은 기업을 뛰어넘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로부터 딱 1년이 지난 2023년 11월. 샘 알트만이 다시 무대 위에 섰다. 직접 개최한 데브 데이(Dev Day·개발자의 날) 무대다. 샘 알트만은 그간 오픈AI 성과를 소개하고, 새로운 혁신을 제시했다. 참석자와 시청자 입에서는 ‘환호’와 ‘한숨’이 뒤섞여 나왔다. 익명을 요구한 AI 스타트업 개발 리더는 “치고 나가는 속도가 너무 빠르다. 자연어 처리와 생성형 AI는 더 이상 스타트업이 뛰어들면 안 되는 분야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도대체 무슨 얘기를 했길래 AI 스타트업 업계 관계자들이 대놓고 ‘한숨’을 내쉴 정도로 당황한 걸까.

우선 개선된 GPT 모델이 공개됐다. 지난 3월 GPT-4를 공개한 지 8개월 만이다. 이날 공개된 ‘GPT-4 터보(Turbo)’는 올해 4월까지 정보를 담고 있다. 또 300쪽에 달하는 책 한 권 분량을 입력하고 요약할 수 있다. 기존 GPT-4는 A4 6~12페이지 분량의 3000단어(영어 기준)까지만 입력 가능했다. 그러면서도 사용 기업의 비용 부담은 오히려 줄여줬다. 사용료를 이전보다 저렴하게 책정한 것. 샘 알트만 창업자는 “GPT-4 터보 사용료는 입력 토큰당 0.01달러로 GPT-4 대비 3분의 1 수준이다. 출력 토큰은 0.03달러로 기존 대비 50% 저렴하다”고 강조했다. 토큰은 GPT 모델이 인식하는 자연어 단위다.

이게 끝이 아니다. 샘 알트만이 데브 데이에서 선보인 야심작은 ‘GPTs’다. 일종의 GPT 빌더다. 개발자들은 그동안 GPT 모델의 API를 가져와 다양한 ‘챗봇’을 만들어냈다. 복잡한 코딩 과정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GPTs가 나오면서 누구나 ‘나만의 챗GPT’를 만들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코딩은 전혀 필요 없다. 몇 번의 텍스트 입력만 하면 끝이다. 예를 들어 매경이코노미 독자가 “ ‘매경이코노미 제2235호 도우미’를 만들어줘”라고 명령하고 기사와 목차 등 자료를 투입하면 GPTs는 관련 질문에 답하는 AI 챗봇을 만든다. 나만의 챗GPT에 어울리는 ‘로고’도 GPTs가 만든다. 그림을 그려주는 AI ‘달리(DALL.E)’가 적용됐기 때문이다. GPTs는 유료 모델인 ‘챗GPT 플러스’ 가입 구독자라면 누구나 활용할 수 있다.

이렇게 만든 ‘나만의 챗GPT’는 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다. 오픈AI는 11월 말 GPT 스토어를 열어 GPTs를 거래할 수 있게 한다고 밝혔다. 애플이나 구글의 앱 마켓을 떠올리면 이해가 쉽다. 오픈AI 영향력을 높이고, 생태계를 키울 수 있는 장치다.

워싱턴포스트(WP)는 ‘오픈AI가 빅테크와 직접 경쟁에 나섰다(OpenAI unveils ambitions to compete more directly with Big Tech)’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GPT 스토어를 연 것은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비즈니스를 구축해 빅테크와 경쟁하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해석했다. 다만 아직 오픈AI와 판매자 간 구체적 수익 공유 모델 등은 공개되지 않았다. AI 업계는 오픈AI가 판매자에 우호적인 수익 공유 모델을 도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오픈AI 데브 데이를 AI 스타트업 ‘최후의 날’이라고 표현한다. 이번 발표 하나로 AI 스타트업들이 내놨던 서비스 중 대다수가 쓸모를 잃거나 경쟁력 약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은 ‘AI 업계를 흥분과 공포에 빠뜨린 오픈AI 데브 데이(OpenAI� Developer Event Sparks Excitement and Fear in AI World)’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고 “1년 전 챗GPT의 성공은 AI 업계 광란을 촉발했다. 하지만 이번 발표로 시장에 나와 있는 수많은 ‘X용 챗GPT(ChatGPT for X)’, 즉 포장된(Wrapper) 챗GPT 서비스들이 위험에 빠졌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가 언급한 X용 챗GPT는 ‘특정 기업용 GPT’ ‘법률 GPT’ 등 챗GPT 기능을 일정 용도에 집중해 만들어낸 AI 모델이다. 국내에서도 올해 수많은 스타트업이 관련 서비스를 시작했다.

샘 알트만(Sam Altman)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데브 데이(Dev day)에서 발표하고 있다. (AFP)



AI 개발자들의 데브 데이 후기

입 모아 우려…“공략 가능 지점 있어”

“정말 빠르게 발전하는구나. 다른 기업들 어떻게 따라가라고.”

오픈AI 데브 데이 한 줄 감상평을 묻자 신기빈 올거나이즈 최고인공지능책임자(CAIO)가 내놓은 답변이다. 올거나이즈는 2017년 만들어진 국내 대표 AI 스타트업이다. 기업용 챗봇 등을 앞세워 KB증권, 현대카드, 일본 SMBC금융그룹 등 거대 금융 고객사들과 협업해왔다. 확실한 성과를 만들어온 그조차 이번 발표에 ‘우려’를 표한 것이다. 특히 ‘나만의 챗GPT 만들기’가 가능해진 상황을 걱정했다.

신기빈 CAIO는 데브 데이 직후 올거나이즈 내부에서 ‘정보 검색(Retrieval)’ 테스트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GPTs가 AI 스타트업의 서비스를 대체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신기빈 CAIO는 “복잡한 표에서 답을 제대로 찾지 못하거나 여러 문서를 참조해 답변을 만들어낼 때 여전히 정확한 출처를 표시 못하는 문제들이 있었다”며 “아직은 완벽하다고 볼 수 없지만, 급속도로 이런 부분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 앞으로 오픈AI가 ‘개선’ ‘혁신’ 중 어떤 부분에 집중할지에 따라 대체 여부가 결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B2B만 보자면 현재 상황이 그리 나쁘지 않다. 기업 요구는 수많은 ‘디테일’로 구성되고 이런 요구를 오픈AI가 모두 수용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AI 스타트업 최고기술책임자(CTO)도 우려 섞인 답변을 내놨다. 그는 “어느 개발자 커뮤니티나 포럼을 가도 오픈AI 얘기뿐이고, 회사 내부에서도 그 얘기만 나온다. 개인적으로는 데브 데이를 보며 한숨을 쉬었는데, 앞으로 스타트업 존재감이 점점 옅어질까 걱정됐기 때문”이라며 “이제 GPT가 PDF 파일 속 텍스트도 읽는다. GPT 기반 API 서비스를 하는 곳은 위험할 것 같고, 개발 직군에서도 ‘프런트엔드’ 담당자들과 ‘기획 역량’이 부족한 단순 코더들 고민도 점점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AI 스타트업이 여전히 ‘빛’을 볼 수 있는 지점은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서종훈 스켈터랩스 개발 총괄은 “다음 단계가 열렸다. 차별화할 것은 차별화하고, 올라탈 것은 올라타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기업 고객에 더욱 향상된 경험을 제공할 수 있게 된 또 다른 기회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종훈 개발 총괄은 “데브 데이 이후 직접 GPTs를 사용해봤다”며 “여전히 영어권과 국내 상황이 다르다고 여겨지는데, 한국어로는 대화의 세부 내용을 조정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GPTs의 한국 B2B 시장 내 경쟁력에 의구심을 던진 것이다.

글로벌 벤처투자자(VC)들도 “스타트업에 기회가 남아 있다”고 평가한다. 세쿼이아캐피탈의 콘스탄틴 뷸러 파트너는 로이터 넥스트 콘퍼런스에서 “오픈AI 발표는 ‘스타트업 죽음의 종소리’가 아니다”라며 “AI 개발은 지속적으로 혁신될 여지가 있고 현재는 중간 단계 정도다. 스타트업은 여전히 제 역할을 찾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에이블리 클레버 트리브캐피탈 파트너도 “GPT를 활용한 다양한 ‘가능성’이 열릴 것이고,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가 등장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세쿼이아캐피탈과 트리브캐피탈은 모두 오픈AI에 투자한 글로벌 VC다.

일각에서는 오픈AI의 빠른 성장이 스타트업만의 고민은 아닐 것이라고 평가한다. 거대 생성형 언어모델(LLM)을 구축한 빅테크 간 생태계 경쟁 또한 본격화됐다는 것. 최근 하이퍼클로바X를 선보인 네이버도 예외는 아니다. 익명을 요구한 AI 업계 관계자는 “오픈AI 성장 전략은 아이폰 출시 이후 애플 전략과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애플은 2007년 아이폰을 선보이고 1년 뒤 앱스토어를 공개해 자체 생태계를 구축했다. 오픈AI도 GPTs와 GPT 스토어로 생태계 구축에 나섰다는 것. 그는 “앞으로 AI 시장 내 운영체제(OS) 경쟁이 치열할 텐데 당장은 오픈AI GPT 모델의 성능과 비용 모두 압도적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후발 주자들은 머리가 아플 것”이라고 평가했다.

(1)챗GPT 플러스 구독자는 챗GPT ‘Explore’ 탭을 누르면 챗GPT 빌더를 실행시킬 수 있다. (2)챗GPT 빌더에 접속하면 이후 이름을 만들어야 한다. 이름은 챗GPT가 먼저 만들어준다. 원하지 않으면 새 이름으로 바꿀 수 있다. (3)프로필은 그림 생성 AI ‘달리’가 만들어준다. (4)수정 단계를 거쳐 챗봇의 성능을 점검하고 고칠 수 있다. (5)기자가 5분 만에 만들어낸 챗봇 모습. 다만 아직 한국어 지원이 완벽하지 않아 오타가 곳곳에 눈에 띈다. (챗GPT 화면 갈무리)



챗GPT 챗봇 직접 만들어보니

오류도 많아…추가 학습 꼭 필요

AI 스타트업 업계 평가대로 챗GPT는 정말 ‘혁신’일까. 또 어느 정도로 쉬울까. 확인이 필요했다. 챗GPT 플러스를 구독하고 GPTs를 활용해 챗봇을 만들어봤다.

챗GPT 챗봇은 ‘챗GPT 플러스’ 구독자(월 22달러)라면 누구나 만들고 쓸 수 있다. 챗GPT에 처음 접속하면 화면에 ‘Explore’ 칸이 뜬다. 해당 버튼을 누르고 ‘Create GPT’를 클릭하면 챗봇 생성기가 바로 저장한다. 왼쪽은 챗봇 생성을 위해 명령을 입력하는 부분이다. 화면 오른쪽은 만든 챗봇을 시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절차는 간단하다. 왼쪽 화면에서 챗GPT가 직접 어떤 종류의 챗봇을 만들 것인지 물어본다. 대화가 이어지면서 챗봇이 알려줄 주제, 프로필 화면, 대답 성향, 유의해야 할 사항을 차례로 알려준다. 모든 설정을 끝내고 자료를 넣으면 챗봇이 완성된다. 만든 챗봇은 오른쪽 칸에서 시험할 수 있다. 성능이 만족스러우면 ‘Save’ 버튼을 누르고 저장하면 끝이다. 보완할 부분은 왼쪽 칸에 추가 사항을 입력하면, 수정이 가능하다.

이 절차대로 한국·미국·일본 프로야구 기록을 찾아주는 챗봇 ‘baseball record finder’를 제작해봤다. 처음은 순조로웠다. ‘한미일 프로야구 기록 찾아주는 챗봇을 만들어줘’라고 입력하자마자 챗봇 생성이 시작됐다. 챗봇 프로필은 ‘달리’가 10초 만에 그려냈다. 대답 성향, 유의해야 할 사항을 차례로 입력하고 위키백과 속 ‘KBO 리그 역사’ 등 쉽게 접근 가능한 자료를 학습시켰다. 10~15분 정도 지났을까. 챗봇 제작이 끝났다.

만들고 나서 오른쪽 칸에서 성능을 시험했다. 성능은 만족스러웠다. 학습 안 된 최신 정보는 윈도 ‘bing’에 접속, 검색해서 알려줬다. 실제로 “2023년 KBO 리그 홈런왕은?”이라는 질문을 던지자, 30초 뒤에 “한화 이글스 소속의 노시환”이라는 정확한 대답이 돌아왔다. 최신 정보지만 학습된 정보와 자체 검색을 통해 얻어낸 훌륭한 답변이었다.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아주 완벽하지는 않다는 정도다. 종종 잘못된 대답을 뱉어내기도 한다. 챗봇에 “1984년 한국시리즈에서 4승을 거둔 투수를 알려줘”라고 질문을 던지자 “삼성 라이온즈 김시진”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정답은 롯데 자이언츠 최동원이다. 챗봇이 틀린 답을 내놓은 것. 야구 외의 질문에도 답을 보냈다. 엔씨소프트 주가를 물으니 바로 답을 알려줬다. 야구 기록원 챗봇인데, 영역에 관계가 없는 질문에도 답변을 내놓다니. 아마 bing을 통해 스스로 학습한 데이터일 가능성이 높다.

총평. 간편하고 혁신적이다. 10분 안에 90% 정답률을 알려주는 맞춤형 챗봇을 누구나 만들 수 있다. 그러나 수익화를 목적으로 한 ‘정교한’ 챗봇을 만들려면 상당한 기술과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간단히 만든 챗봇은 고쳐야 할 오류가 종종 나타났다.

눈앞 도래한 ‘AI 에이전트’ 시대

하나부터 열까지…“개인 비서 같아”

“오픈AI가 AI 에이전트(개인 비서) 경쟁에 불을 붙였다.”

오픈AI 발표를 바라본 AI 업계 관계자들은 오픈AI가 AI 에이전트 시대를 앞당겼다고 입을 모았다. AI 에이전트는 인간이 명령을 내리면, AI가 맞춰서 실행해주는 시스템이다. 챗봇보다 한 단계 더 발전한 개념이다. 예를 들어 표를 예약한다고 하자. 지금은 사용자가 직접 여행 사이트에 접속해 일일이 항공권과 호텔 숙박권을 구매해야 한다. AI 에이전트가 도입되면, 일정과 갈 곳만 입력하면 된다. 맞춰서 AI 에이전트가 적당한 항공권과 호텔, 그리고 관광 코스를 짜서 알려준다. 영화 ‘아이언맨’에 등장하는 인공지능 비서 ‘자비스’를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영화에서 자비스는 주인공의 명령을 즉각적으로 실행시켜주는 시스템이다.

GPTs를 활용하면 누구나 간단하게 챗봇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다. 11월 말부터는 수익화도 가능해진다. 시장이 열린 만큼 다양한 챗봇, AI 에이전트 등이 쏟아지며 기술 발전을 유도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AI 에이전트는 오래전부터 ‘빅테크’ 기업의 관심사였다. 대표 주자는 마이크로소프트다. 현재 CEO인 사티아 나델라는 물론 창업주 빌 게이츠도 꾸준히 언급하고 연구해왔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픈AI에 막대한 규모의 자금을 투자한 바 있다. 오픈AI 데브 데이 이후 빌 게이츠 창업주는 개인 블로그에 AI 에이전트 시대에 대한 분석 글을 올렸다. 그는 “5년 내로 AI 에이전트가 컴퓨터 사용 방식을 완전히 바꿀 것이다. 개인의 삶과 기술 업계 비즈니스 등 사회까지 크게 변화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미 10월부터 마이크로소프트는 AI 기술을 활용, 윈도 운영체제에 ‘AI 에이전트’를 탑재할 뜻을 내비쳤다. 사티아 나델라 최고경영자는 10월 25일 퀄컴의 ‘스냅드래곤 서밋 2023’ 행사에서 “윈도 12는 코 파일럿이 ‘시작’ 버튼을 대체할 예정”이라며 “윈도에서 내 의도만 표현하면 코 파일럿이 알아서 해당 앱으로 이동하거나, 앱을 가져온다”고 설명했다. 메뉴를 일일이 작동할 필요 없이, 명령어만 입력하면 컴퓨터가 자동으로 프로그램을 실행하는 시대가 오는 것이다. 현재 구글, 아마존, 오라클 등 빅테크 등도 AI 에이전트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기업들도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통신사 SKT·KT·LG유플러스부터 스마트폰 제조사인 삼성전자 등 다양한 기업이 뛰어든다.

가장 먼저 치고 나온 기업은 SK텔레콤이다. 자체 언어모델(LLM)로 학습시킨 인공지능 비서 ‘에이닷’을 정식으로 선보였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가 “에이닷은 앞으로 다가올 AI 개인 비서 시장을 선점할 것”이라고 말하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에이닷은 최근 아이폰 사용자에게 통화녹음 기능을 지원하면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KT와 LG유플러스 그리고 삼성전자가 그 뒤를 쫓는다. KT는 10월 31일 초거대 AI 모델 ‘믿음’을 공개했다. 김영섭 신임 KT 대표가 직접 “빅테크 기업에 뺏긴 주도권을 되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사적으로 AI 역량 강화에 집중하는 형국이다.

LG유플러스는 통신 맞춤형 AI ‘익시젠’을 개발한다. LG그룹 통합 AI 브랜드 ‘익시(ixi)’와 ‘생성형 AI(Generative AI)’를 결합한 단어다. LG그룹의 AI 연구를 전담하는 LG AI연구원의 엑사원 AI 소스에 기반해 LG유플러스 통신·플랫폼 데이터를 학습시킨 대형 언어모델이다.

삼성전자는 AI 프로그램 ‘가우스’를 차세대 스마트폰 갤럭시 S24에 탑재할 예정이다. 삼성전자가 개발한 생성형 AI 모델이다. 삼성 가우스 언어모델을 활용하면 긴 원문을 개조식·세 문장으로 요약하거나 PDF로 된 논문을 업로드하고 요약·정리가 가능하다. 외국인과 전화를 할 때는 가우스를 통해 실시간 통역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스마트폰 플랫폼에 자체 AI를 넣어 챗GPT의 아성을 뛰어넘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오픈AI나 다른 빅테크를 쫓기에는 국내 대기업이나 스타트업의 전체적인 역량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적잖다. AI 업계 관계자는 “AI 에이전트 시장은 이미 오픈AI가 상당수 선점했다. 판을 뒤집으려면 소프트웨어 기술로 더 혁신적인 서비스를 내놔야 한다. 그런데 국내 대기업이 빅테크처럼 소프트웨어 기술이 뛰어나다고 보기는 힘들다. 제조업, 통신 산업이 근간 아닌가. 오픈AI 방식이 멋있다고 우리도 AI 에이전트 시장에 뛰어들자는 생각은 곤란하다. 차라리 챗GPT 등 기술이 다 차지하지 못하는 ‘틈새시장’을 노리는 게 나을 것”이라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