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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사물의 소멸' 리뷰

by 도호아빠 2023. 1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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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log.naver.com/nikeoh/223153359928

 

'사물의 소멸' 리뷰

지은이 한병철 옮긴이 전대호 저자는 고려대학교에서 금속공학을 전공하고,브라이스가우의 프라이부르크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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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한병철

옮긴이 전대호

저자는 고려대학교에서 금속공학을 전공하고,브라이스가우의 프라이부르크대학교와 뮌헨대학교에서 철학, 독일문학, 가톨릭신학을 공부했으며 베를린예술대학교 철학, 문화학 교수를 역임한 특이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글 전반적으로 중요한 어구에 독일어를 같이 병기하였고, 옮긴이가 따로 있는걸 보면 독일어가 더 편해진 상태인가보다.

책은 142페이지로 짧지만 집중하여 읽기가 쉽지만은 않다. 디지털화, 휴대폰, SNS플랫폼, 인공지능이 탈사물화를 가속화하고 인간을 더 공허하게 한다는 것을 독일 문구들을 곁들이며반복하여 얘기하는데, 실용적인 인간인 나는 '그래서 어쩌란거지?'라는 생각이 자꾸 꿈틀댔다.

디지털화는 세계를 탈사물화하고 탈신체화한다. 또한 기억을 없앤다. 기억을 되짚는 대신에 우리는 엄청난 데이터를 저장한다.

9페이지

오늘날 사물은 점점 더 주위의 배경으로 물러난다. 사물의 폭증을 가져오는 현재의 극심한 사물 인플레이션이 시사하는 바는 다름 아니라 사물에 대한 무관심의 증가다.

11페이지

디지털 질서, 곧 숫자의 질서는 이야기와 기억이 없다. 그리하여 디지털 질서는 삶을 파편화한다.

15페이지

오늘날 우리는 정보를 쫓아 질주하지만 앎에 도달하지 못한다. 우리는 모든 것을 알아두지만zur Kenntnis-nehmen 깨달음 Erkenntnis에 이르지 못한다. 우리는 차를 타고 온갖 곳으로 달려가지만farhen, 단 하나의 경험 Erfahrung도 하지 못한다. 우리는 끊임없이 소통하지만 공동체에 속하지 못한다. 우리는 엄청난 데이터를 저장하지만 기억을 되짚지 않는다. 우리는 친구와 팔로워를 쌓아가지만 타자와 마주치지 않는다.

19페이지

정보자본주의는 첨예화된 자본주의다. 산업자본주의와 달리 정보자본주의는 비물질적인 것마저도 상품으로 만든다. 삶 자체가 상품의 형태를 띠게 된다. 모든 인간관계가 상업화된다. 소셜미디어는 소통을 깡그리 착취한다. 에어비앤비를 비롯한 플랫폼들은 손님에 대한 환대를 상업화한다. 정보자본주의는 우리 삶의 구석구석을, 정말이지 우리 영혼의 구석구석을 남김없이 정복한다. 인간적 호감은 별점 평가나 ‘좋아요‘로 대체된다.

32페이지

페이스북이나 구글 같은 플랫폼들은 새로운 영주들이다. 우리는 지칠 줄 모르고 그들의 밭을 갈아 소중한 데이터를 생산하고, 그들은 그 데이터를 최대한으로 써먹는다. 우리는 철저히 착취당하고 감시당하고 조종당하는데도 자유롭다고 느낀다. 자유를 착취하는 시스템 안에서 저항은 형성되지 않는다.

42페이지

스마트폰은 ‘너‘를 ‘그것‘으로 만든다. 스마트폰이 우리를 외롭게 만드는 존재론적 이유는 다름 아니라 타자의 사라짐 때문이다. 오늘날 우리가 그야말로 강박적이고 과도하게 소통하는 것은 다름 아니라 우리가 외로우며 공허를 느끼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과도소통은 공허를 채우지 못한다. 과도소통은 외로움을 심화할 따름이다. 왜냐하면 과도소통은 타자의 지금 여기에 있음을 결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48페이지

인간의 생각하기는 세계를 더 환하고 밝게 만든다. 인간의 생각하기는 전혀 다른 세계를 만들어낸다. 기계 지능은 무엇보다도 다음과 같은 위험을 초래한다. 즉, 인간의 생각하기가 기계 지능에 동화되어 그 자신도 기계적으로 될 위험이 있다.

68페이지

‘디지털‘이라는 단어의 어원은 라틴어 ‘디기투스 digitus‘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라틴어는 손가락을 의미한다. 우리는 손가락들을 가지고 수를 세고 계산한다.

99페이지

능력의 두 가지 형태를 구별해야 한다. 긍정적 능력은 무언가를 할 능력이다. 부정적 능력negative Potenz은 아무것도 하지 않을 능력이다. 이 능력은 무언가를 할 능력의 결여와 동일하지 않다. 부정적 능력은 긍정적 능력의 부정이 아니라 독자적으로 하나의 능력이다. 부정적 능력은 정신이 고요하고 관조적인 방식으로 하염없이 머무를 수 있게 해준다. 즉, 깊은 주의에 이를 수 있게 해준다. 부정적 능력이 없으면, 우리는 파괴적인 과도활동에 빠진다.

우리는 소음 속으로 침몰한다. 오로지 부정적 능력을 강화함으로써 고요를 재건할 수 있다.

120페이지

목차

서문

사물에서 반사물로

소유에서 체험으로

스마트폰

셀피

인공지능

사물의 면모들

사물의 심술 | 사물의 등 | 유령 | 사물의 마법 | 예술에서의 사물 망각 | 하이데거의 손 | 충심의 사물

고요

주크박스에 관한 여담

부록 - 저자 인터뷰

역자 후기

#사물의소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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