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lst.go.kr/main/main.do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하기로 했다.
아버지가 뇌출혈로 쓰러진 이후 5년 넘게 의식없는 채 누워있는 것을 보았던 나로서는,
이거 작성 안하면 안된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어머니께 얘기드려서 이번에 작성하게 되었다.
어머니와 내것 함께 작성해서 제출한다.
만약에 혹시
내가 죽을 병에 걸렸는데,
외부에서 볼 때는 의식이 없는 상태인데, 바이탈에는 문제가 없어서 영양을 공급해서 몇 년, 혹은 몇 십년을 살아간다면?
내 몸 속에 있는 내 정신은 아무리 내 몸을 움직이려고 하고, 다른 사람과 이야기하고 싶겠지만 불가능하겠지.
가위를 눌려본 사람은 알 것이다. 내 몸이 움직이지 않는 공포가 어떤 것인지...
1~2분 정도만 가도 그 공포가 어마어마하다.
그런데 몇 년 몇십 년을 그렇게 누워있는다면,
그런 감옥보다 더한 끔찍한 상황에 처한다면 빨리 죽는 게 사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한다.
나는 빨리 죽기를 택할 것이다.
아버지는 5년 넘게 요양병원에 있었는데
갈 때마다 똑같은 의식없는 모습이라 처음에는 자주 가다가,
언젠가부터는 점점 뜸해져갔다.
5년을 그렇게 병원 침대에만 누워있는다는게 말이 되나...
돌아가시기 얼마 전에는 사람의 형체가 스러져간다는 표현이 맞는 것 같다.
뼈 밖에 살이 흐물거리며 붙어있다는 느낌...
그렇게 사는 건 사는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당시로서는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그래서 어머니와 나를 위해서 의향서를 작성하기로 했다.
잘 설명해 드리니 어머니도 기꺼이 사인을 하셨다.
김훈 작가의 글을 떠올린다.
https://sky200100.tistory.com/2416
나도 이제부터 깔끔하게 살다가, 깔끔하게 가기로 다짐한다.
보지도 않는 책들, 쓰지도 않는 물건들 전부 없애거나 주자.
세상을 위해 필요없는 짓 하지 말자.
이왕이면 좀 더 필요한 일을 하고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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